관상 나라의 운명을 정하는 얼굴 - 꿀팁을 주는 일벌
영화 리뷰 / / 2023. 1. 13. 20:50

관상 나라의 운명을 정하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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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인상만 봐도 사람 속을 보는 관상가

 

 

때는 1452년 조선시대 문종이 다스리던 시절 바닷가를 마주한 초가집에 두 명의 외지인이 용한 관상가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데 주인공이자 관상가인 김내경은 장사가 잘되기 위한 관상이 거짓말임을 알아챈다. 할 수 없이 정체를 드러낸 여자는 한양에서 기생집을 운영 중인 연홍이라는 안주인이었고 같이 동업을 하자고 제안을 하며 돌아간다.

한편 김내경의 아들인 김진형은 한쪽다리가 불편한 몸으로 밖에 나갔다 집에 들어오고 벼슬길에 오르기 위해 글공부를 하는 걸 본 아버지 내경은 공부 같은 건 하지 말라 하는데 알고 보니 집안은 아버지 때에 큰 벼슬을 한 양반가문이었지만 역모에 휘말려 참수당하고 멀리 지방 한적한 고을에서 몰래 살고 있었던 한미한 집안이었다. 거긴엔 내경의 처남이자 진형의 외삼촌인 팽헌도 살고 있었는데 내경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비집안이 관상을 보는 것을 못 마땅해 여겼던 진형은 벼슬에 올라 큰 뜻을 펼치기 위하지도 못하는 집안의 현실에 절규하여 닭백숙도 마다한 채 방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하지만 내경도 생각이 없진 않았는지 글이 아니라면 자기의 특기인 관상으로라도 돈을 벌어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연홍이 있는 한양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다음 날 아침 한 발 앞서 아들인 진형은 글을 남기고 벼슬길에 오르기 위해 한양으로 먼저 떠나버리고 멀리서 찾은 진형은 아버지와 외삼촌에게 절을 하고 떠나고 내경은 아들의 의지를 꺾을 수 없어 보내주고 결국 각자 자기가 찾고자 하는 길을 향해 나아간다.

한양에 도착하고 비루한 모습의 둘을 보고 연홍은 촌놈들을 위해 술상을 거하게 차려주고 거기에 아리따운 기생들까지 나오니 정신을 못 차리는 내경과 팽헌은 신명 나는 춤바람이 나며 즐기는데 술에 취한 틈을 타 약조문을 통해 관상을 보는 일종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바로 노예처럼 관상만 보기 시작하고 팽헌은 허드렛일을 하는 등 눈꽃 쓸데없이 고생만 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 관상을 잘 본다고 소문이 자자해지고 김종서의 측근이자 아랫사람이 찾아오고 양반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찾기 위해 관상가인 김내경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 길로 찾아가 바로 범인을 색출해 내어 잡아낸다. 그렇지만 얼마 못 가 갑자기 야밤에 괴한에게 납치를 당하고 죽을 위기에도 처하는데 몰래 우물로 뛰어들고 몸을 숨겨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알고 보니 범인은 승하한 세종대왕의 둘째 아들인 차남이자 수양대군의 측근이었고 이대로 있다간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들다고 여겨 팽헌과 함께 도주를 하기로 하지만 마침 김종서의 측근이 찾아와 한번 보자고 청했고 나라를 움직이는 거물 중 하나인 김종서를 보기 위해 김내경은 찾아가 뵈는데 근엄하고 좋은 상이라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고 김종서는 자기 수하로 챙겨주고 궁중에도 들어가며 관상을 봐주게 된다. 점점 소문이 퍼져 국왕인 문종의 귀까지 들어가게 되고 김내경은 미천한 신분으로 문종과 1:1 독대를 하는 영광을 얻는다. 하지만 딱히 관상을 탐탁지 않게 여겼던 문종은 마음이 바뀌었는지 야밤에 몰래 수하들과 대동해 내경의 집까지 찾아오게 된다.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적는 사관의 귀까지 피하면서 온 문종은 역모를 꾀하는 자들을 가려내라는 어명을 내리고 주요 대신들을 마주하고 관상을 보며 문종에게 그 간의 결과물들을 보고하게 된다. 그리고 왕자인 대군들 중에 가장 야심이 있었던 수양대군을 보는데 소문에 다르게 별로인 대군의 모습을 보고 별거 아니라 여긴다.

 

훗날 세조로 즉위하는 역적 수양대군의 관상

 

왕의 신임을 점차 얻고 궁중의 관상을 책임지는 중책을 얻으면서 문과 급제자들도 보게 되는데 거기선 아들 진형도 급제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몸이 병약했던 문종은 승하하고 김종서 대감을 따라 어린 왕세자도 보살펴달라 유언을 내경에게 남긴다. 이후 김종서를 따라 진짜 수양대군을 본 내경은 진정한 역적의 상을 마주하며 기겁을 하고 속임수에 당하게 됐다는 걸 알게 된다. 수양대군도 자기의 수하로 만들기 위해 자리를 함께하자는 권유를 하고 내경과 팽헌은 어느 자리에 서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문종이 승하 후 수양대군은 왕만이 입을 수 있는 곤룡포를 입고 자기의 거처도 궁중처럼 만들어놓기까지 점점 야심을 제대로 드러내기 시작하며 숙적 좌의정 김종서 대감과 제대로 부딪히기 시작한다. 수양대군의 거처를 방문한 내경에게 대놓고 왕이 될 관상인지 대놓고 묻기까지 한다. 김내경은 김종서의 편에 서서 수양대군을 몰아내기 위한 계책을 내놓기도 하는데 역모의 점을 놓기로 한 내경은 연홍과 함께 의원으로 위장해 침소로 침입해 냄새로 마취를 시키며 점을 새겨놓는 데 성공한다. 왕인 단종은 삼촌인 수양대군과 독대하며 속내를 털어놓으며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데 거기서 수양의 이마에 역모의 점을 발견한 단종은 심약했던 정신을 차리고 궁중에 자리 잡고 있던 측근들과 수양대군을 유배 보내기로 결정한다.

거기에 김종서도 수양대군의 군사들이 명나라 사신들을 호위하러 갈 때 군사들이 거의 남지 않은 수양대군을 치기로 한다. 근데 비가 쏟아져내리는 그 날밤 왕인 단종에게 정치 중에 하나인 황표정사에 관해 당당히 고한 것이 거슬렸는지 괴한의 침입을 받고 특수약품으로 인해 눈이 멀게 돼버린다. 이것이 김종서의 수하가 벌인 일이라는 소문을 듣자마자 조카의 억울함에 묵묵히 내경을 따랐던 팽헌은 눈이 뒤집혀 수양대군의 거처로 찾아가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사실대로 말하게 되고 조카인 진형이에게도 벼슬을 내려달라 청탁을 한다. 하지만 진형의 습격은 수양대군의 책사인 한명회라는 자가 꾸민 계략이었다. 그걸 알게 된 김내경은 팽헌을 멱살을 잡으며 원망하지만 당장의 급한 불부터 빼야 했던 내경은 김종서의 집에 찾아가지만 바로 같은 타이밍에 수양대군도 찾아오고 선제공격을 날리며 김종서를 암살한다.

이후에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자신이 왕위에 오르는 실제역사인 계유정난이 일어나게 된다. 궁중에 단종이 있는 가운데 무장한 수하들과 함께 들어온 수양은 자신을 따르는 자와 아닌 자를 나누는데 눈이 먼 진형은 그만 따르지 않는 쪽으로 가버려 잡혀버린다. 다음 날 끌려가는 진형을 아버지인 내경이 보고 오고 있는 수양대군에게 살려달라가 간청하고 이번엔 수양도 다시 자기의 관상을 물어본다. 전에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아들의 목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간신처럼 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였고 아들인 진형을 풀어주는데 왕이 되었는데 왕이 될 수 있다는 내경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생각하고 상을 내리는데 내경 쪽으로 직접 활시위를 당겨 한 사람이 맞아 죽음을 당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진형이었다.

내경도 반대파인 김종서 편에 섰기 때문에 죽을 운명이었지만 그 간의 공이 있어 목숨은 부지하였고 시간이 지나 내경의 능력을 높이산 한명회가 찾아와 다시 조정으로 들어오기를 권하지만 내경은 한명회의 관상을 보며 말년이 좋지 않아 목이 달아날 관상이라 평하고 초연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영화 관상은 끝이 난다. 참고로 한명회는 천수를 다하고 죽지만 연산군에 의해 무덤이 파헤쳐져 해골이 부서지는 부관참시를 당한다.

 

실제 사건을 관상으로 각색한 작품 

 

김내경의 신이 내린 관상의 실력으로 조정에서 역모를 꾀할 자를 고른다는 실제의 계유정난의 클리셰를 바꿔 각색한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리고 수양대군이 처음 등장할 때 압도적인 포스로 배경음악과 함께 영화 관상의 대미를 장식하였고 마지막에 자신이 이룬 왕위이란 자리에 취한 채 진형을 참살하는 장면도 안타까운 장면이지만 배우인 이정재가 가진 위세에 눌려 상당히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김내경의 말처럼 그는 야심과 야욕이 가득 찬 눈빛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수양대군 역에 제대로 된 캐스팅이 아닌가 싶다.

아쉬웠던 점은 형인 문종이 승하하자 대놓고 왕만이 입을 수 있는 곤룡포를 집도 궁궐처럼 지으며 위세를 떨치는 장면인데 이것은 실제역사였다면 바로 잡혀 아무리 왕자인 대군이라 해도 참형에 처한다. 왕을 능멸해 모욕하는 것만 해도 목이 달아나는데 저렇게 왕을 참칭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특히 왕자들은 정치에 참여를 못하고 더욱 몸을 사려야 할 팔자였는데 이때는 아직 건국한 지 60년밖에 되지 않는 초기라 왕족들도 정치에 참여하기는 했었다. 아무래도 김종서의 정적인 수양대군을 어필하기 위함과 연출을 위해 무리수를 둔 거겠지만 오히려 그러한 점이 관객들에게 멋있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실제적 역사에 대한 사극영화는 아무래도 역사적 사실이 중요한데 어느 정도는 넘어갈 수는 있지만 수양대군의 야심을 저렇게 드러내는 건 옥에 티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상인물인 김내경이 김종서 편에 서면서 어떻게 실제역사처럼 수양대군이 이기는 방향으로 흘러갈까도 궁금했는데 한명회의 계략으로 아들인 진형을 기습하여 장님으로 만들고 조카를 끔찍이 생각하는 팽헌이 스스로 수양대군에게 고하러 가는 부분도 상당히 자연스럽게 이어진 부분도 괜찮았다. 엔딩장면에서 초연하고 모든 것을 감내하지만 잊을 수 없는 아들의 모습들이 여러 가지로 표현된 복합적인 표정연기를 한 송강호 배우의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다. 특히 눈빛에서 보여준 것은 초중반까지 보여줬던 세속적이고 적당히 가벼운 모습이었던 김내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사람으로 비쳤으니 말이다. 적절한 코믹함과 정치적 스릴러가 어우러져 실제 역사에 관상이란 것을 잘 맞춘 영화 관상을 보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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